필리핀 엘니도 군도 신혼여행지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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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한 쾌속선에 몸을 싣고 남국 특유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30여분 달려 도착한 필리핀 엘니도 군도의 미니락 리조트. 따가운 태양에 달궈진 하얀 백사장, 축 늘어진 야자나무 아래서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선탠 의자에 누워 책을 읽노라면 스르르 잠이 온다.

저녁 햇살이 서쪽 하늘로 비스듬히 기울면 구름과 하얀 모래는 물론 온 섬이 붉게 물든다. 그리고 이내 동녘으로부터 서서히 어둠의 장막이 드리워지면 하늘엔 남십자성이 반짝이고 짙은 바다내음이 파도를 타고 물씬 풍겨온다. 샹그릴라가 따로 없을 듯싶다.

신혼부부들은 남들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싫어한다. 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조용한 곳을 찾게 마련이다.

보라카이나 세부로 한국여행객의 발길이 잦은 필리핀에서도 엘니도는 신혼여행객의 취향에 맞는 곳이다. 7천1백7개의 섬 중 유일하게 자연보존 해상공원에 속한 엘니도 군도는 깎아지른 듯한 섬 절벽 틈마다 자리잡은 바다제비의 둥지에서 유래된 이름.

그 엘니도 군도의 30여개 섬 중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리조트가 바로 미니락과 라겐 리조트다. TV 없는 세상에서 평생 잊지 못할 단 둘만의 추억 만들기를 현실로 만들어 주는 곳이다.

◇ 미니락 리조트=31채의 코티지에서 1백50명의 직원이 손님들을 접대한다. 필리핀인들의 밝은 미소와 친절함 속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객실 내에는 냉장고.에어컨.샤워꼭지를 제외하고는 쇠붙이나 돌을 찾아볼 수 없다. 지붕은 니파 야자잎을 얹었고, 벽은 코코넛 잎을 엮어 만들었다.

정원을 돌아다니는 원숭이와 앵무새, 푸른 하늘.에메랄드빛 바다가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미니락 리조트는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관광객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코티지에서 해변으로 몇 발자국만 걸어나와도 바닷속에서 노니는 형형색색의 황홀한 열대어 군무를 구경할 수 있다.

날이 좋으면 30m 깊이까지 보인다는 바닷속 비경을 찾아 물 위를 떠다니는 스노클링은 단연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카리브해보다 산호의 종류가 1백여종으로 2배나 된다.

스킨 스쿠버 다이빙.카약.카누 등 27종류의 해양레포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손님들의 레저활동을 도와주는 게스트 액티비티 코디네이터를 꼭 만나야 한다. 이들은 매일 저녁 고객과 만나 다음날 일정을 계획한다. 물론 하루종일 워터 코티지에 누워 남국의 정취를 즐길 수도 있다.

◇ 라겐 리조트=울창한 열대림에 수영장을 갖춘 유럽풍 스타일의 리조트. 객실은 51개. 미니락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갖추었다면 라겐은 세련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라겐 리조트에서도 미니락 리조트와 마찬가지로 모든 해양레저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새벽 바다 위에서 새우와 오징어를 이용해 물고기를 낚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손님이 잡은 생선은 원하는 대로 회나 구이, 조림으로 요리해 준다.

스네이크 아일랜드 투어에서는 섬과 섬 사이를 잇는 '모세의 기적' 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박쥐가 가득한 동굴 탐사도 엘니도를 색다르게 만나는 방법 중의 하나다.

◇ 여행쪽지=인천공항에서는 대한항공(http://www.koreanair.co.kr)이 마닐라까지 1주에 7회 운항한다.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마닐라에서는 엘니도까지 19인승 경비행기가 하루 두차례(오전 7시30분, 오후 3시30분) 운항한다. 엘니도 리오공항까지 1시간20분이 소요되며 여기서 다시 배를 타고 35분(미니록), 45분(라겐)을 더 가야 한다.

섬 전문 여행사인 클럽 아일랜드 센터(http://www.clubisland.co.kr)(02-512-5211)에서는 4박5일 엘니도 허니문상품을 목적지에 따라 1백40만~1백5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엘니도=김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