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온통 멍투성이예요.
지난 2년간의
가정 폭력 탓이죠.
밤낮 무수히 때리고 할퀸 것
더 이상 버틸 수도 없는데.
팔다리마저 부러지고
목숨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죠.
웬 엄살이 이다지도 심하시오.
내가 돈 벌어준 덕택에
여태껏 걱정 없이
잘 먹고 잘 살았지 않소.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
요즘 형편이 얼마나 어려운데
바가지만 긁어대면 되나요.
결혼 전엔 이럴 줄은 몰랐죠.
상냥하고 친절하고 자상하고
내 아픔 보듬어줄 줄 알았죠.
신혼 초 그 버릇에 설마했죠.
이젠 더는 못 참아요.
이혼이 아니라면
별거라도 해요.
난 달라진 것 하나도 없소.
먹고사는 게 제일 중요하지.
결혼하자고 옆구리 찔러놓고
이제 와 딴소리하긴가요.
나도 맘 편한 건 결코 아니지.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 아니겠소?
아무리 배불러도
매 맞고는 살 수 없죠.
그래도 사람이 물에 빠졌는데
헤엄쳐 나오려
이렇게 허우적거리는데,
이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만큼 지쳤는데,
어찌하여 나무토막 하나
던져주지 않소?
팔짱만 끼고…
아무튼 그 버릇 고칠 때까지
절대 건져주지 않겠어요.
서울시청 앞 넓은 광장에
1만명을 모아놓고
당신이 저지른 짓
모조리 다 공개할테니
이젠 정말 알아서 하세요.
*전국 100여개 환경단체가 최근 '환경 비상시국회의'를 출범하면서 각종 개발사업을 강행하는 노무현 정권인 참여정부의 반(反) 환경정책을 성토했다. 이들은 27일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