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콜금리 인하, 유가 하락 등 좋은 재료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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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주식시장에 호재가 풍성해졌다.

우선 시중 금리의 하락이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콜금리를 내림에 따라 채권 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이제 시중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내릴 테고, 투자자들의 이자 수입은 더 쪼그라들 것이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주식투자의 매력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달러화 약세(원화값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국제자금은 달러화 자산을 버리고 비달러화 자산을 찾아 움직인다. 이미 국제 자금시장에선 이 같은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신흥시장으로 움직이는 돈 규모는 연중 최고치에 달하고 있다.

국제유가도 하락하고 있다. 배럴당 50달러를 뛰어넘었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어느새 40달러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가 880선 가까이 오른 것은 이런 호재들 덕분이다. 호재를 알아차리고 반영하는 것은 확실히 선물시장이 빨랐다. 달아오른 선물시장은 프로그램 매수를 발동시켰고, 이는 현물 주식 매수로 이어졌다.

시장에 부정적인 소식은 호재 속에 묻히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 증가율 둔화 추세는 계속되고 있고, 소비는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가 계속 좋지 않다는 점을 콜금리 인하의 이유로 들었는데도 시장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부진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배당주들을 단연 주목하고 있다. 시중 금리 수준을 넘는 배당을 확실한 현금장사로 여기기 때문이다. 원래 11월 중순은 현금 배당을 겨냥한 개인 투자자와 연기금 등이 고배당 종목에 매달리는 배당 투자의 시즌인데, 올해는 배당투자의 여건이 더 좋아졌다. 기업들이 유례없이 많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어 배당 여력은 어느 때보다 큰 데다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시중 금리로 현금 배당의 매력은 한껏 커졌다. 하지만 최근 배당주들의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을 감안할 때 단기 투자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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