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북한 정신 좀 차려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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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얼굴) 대통령이 20일 “나는 북한이 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본다”며 공개석상에서 북한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평통 북미주 자문위원들과의 다과회에서 북한이 김일성 주석(1994년 7월 사망)의 98회 생일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밤 평양 대동강변에서 한 불꽃놀이와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특히 “백성들은 어려운데 60억원을 들여 (김일성 주석) 생일이라고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렸다고 한다”며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면 얼마나 (많이) 살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런 뒤 이 대통령은 “나는 북한이 바르게 가야 한다고 본다”며 “세계 고급 승용차를 수입해 (주요 간부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북한이) ‘폭죽을 쏘려고 했는데 국민이 어려우니 안 쏘겠다’고 했으면 얼마나 좋겠나. 참으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북한과 관련한 보도내용을 언급한 것일 뿐 천안함 침몰 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언급”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언급은 천안함 침몰의 북한 관련성이 유력하게 제기되는 미묘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은) 통일부 장관이 얘기했을 테니까 나는 안 해도 될 것”이라며 북한과 관련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시대에 변화는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힘으로, 경제적으로 북한과 통합할 생각이 없다. 당장의 통일보다도 북한이 경제를 자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급한 일”이라며 “양국 간 평화를 유지하고 오순도순 그렇게 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통일은) 따라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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