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사평역 등유 검출 "미군측 오염 단정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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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군측은 미군기지 일부가 휘발유에 오염된 사실은 인정하지만 녹사평역에서는 등유가 검출된 점을 들어 미군기지가 오염원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환경부와 서울시도 미군측 주장을 받아들여 "미군측이 지하수를 오염시켰다고 보기 힘들다" 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일부 환경단체 등이 "녹사평역 등유는 미군기지에서만 사용하는 백등유였다" 며 "환경부 등이 이같은 사실을 은폐했다" 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가열됐다.

이에 대해 환경부와 서울시는 재차 "미군기지에서만 백등유를 사용하는 줄 알았으나 미군기지 밖 우리 주유소나 유류 판매소에서도 이를 저장.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 반박했다. 또 미군기지에 공급되는 백등유도 국내 정유사가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서울시는 미군기지를 포함, 녹사평역 주변에서 등유를 저장.판매하는 곳을 집중 조사키로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잠재 오염원 가운데 용산 미군기지 내 미군 주유소가 녹사평역에서 가장 가깝다는 점을 들어 미군기지를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서울시가 미군기지 경계선에서 녹사평역 맨홀 사이에 10여곳을 집중 시추키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남산~녹사평역~미군기지~한강으로 지하수 수맥이 이어져 흐르기 때문에 해발고도가 낮은 미군기지가 오염원이 아닐 것이라는 미군측 주장에 대해서도 정밀조사를 통해 반박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 김지태(金智泰)정책총괄과장은 "지하철 공사로 인해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의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라며 "오염 원인을 밝힐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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