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트로이카 앞세운 거래소 580 부근서 숨고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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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난주 증시는 흥미진진한 행보를 보였다.

먼저 거래소시장이 하루도 쉬지 않고 오르며 투자 분위기를 돌려놨다. 종합지수는 주중 4.6% 상승해 580선에 도달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제자리 걸음을 지속했다.

모처럼 미국 증시와 무관한 장세 흐름을 보인 점도 주목된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4.7% 떨어졌다.

이런 변화는 거래소의 은행.증권.건설주 등 트로이카가 장세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장악함으로써 가능했다. 지난주 건설업 지수는 24% 뛰었고, 은행업 지수는 7.3% 올랐다.

애당초 트로이카는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의 기대감을 업고 부상했지만, 최근 실적논리로 재무장했다. 은행과 건설업종의 영업환경이 좋아진 것은 올 상반기 실적으로 이미 입증됐다.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의 차)확대 등으로 제주은행을 뺀 모든 시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이 10%를 넘어섰다. 건설업은 최근 주택시장의 활기와 정부의 공공사업 확대, 저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등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트로이카가 일단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별다른 대안도 없다는 점을 들어 당분간 장세를 계속 주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이번주 초반에는 주가가 단기 급등한 데 따른 숨고르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더구나 종합지수 580대는 올 들어 거래가 많이 이뤄진 대기매물층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 주가가 3.3% 급락하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 900선이 무너진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가격조정을 거치면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고, 시장은 주중반 이후 재상승을 모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1일에는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내릴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예견된 일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무덤덤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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