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조선고전문학' 100권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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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가요(歌謠).가사(歌辭).한시.패관소설(稗官小說).기행문.개인 문집 등 옛 문학작품을 망라한 북한 문예출판사의 100권짜리 '조선고전문학선집'이 국내 출판된다. 보리출판사는 12일 "한문으로 된 고전문학을 쉽고 잘 읽히는 문장으로 번역한 북한의 '조선고전문학선집'을 '겨레고전문학선집'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한다"고 밝혔다.

그 첫번째로 조선 후기 북학파의 중심 인물이었던 연암 박지원의 대표작 '열하일기'(전3권)와 시.단편소설.문집 서문.편지글 등을 모은 '나는 껄껄 선생이라오'가 출간됐다.

'열하일기'는 연암이 청나라 건륭 황제의 만수절(萬壽節.생일)을 축하하는 사신 일행에 끼여 중국에 다녀온 일을 기록한 기행문. 압록강을 넘어 연경(베이징)을 거쳐 당시 청나라 황제의 여름 피서지였던 지금의 청더(承德) 부근 '열하'에 이르는 3000리길 여정 중 1780년 6월 24일에서 8월 20일까지를 다루고 있다.

철학.정치.경제.천문.지리.풍속.역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연암의 관심과 관찰 결과가 녹아 있다. 때문에 근대의식의 성장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서술로 평가받아 왔지만 시중에서 완역본을 구해볼 수 없었다. 몇차례 완역본이 출간됐지만 지금은 절판된 것. 북한판 '열하일기'는 1955년 이상호가 번역했다. '나는…'는 벽초 홍명희의 아들 홍기문이 번역했다.

출판사 측은 "이규보.이제현 등의 작품집을 이어 출간하고 2008년까지 선집 전체를 완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권 2만5000원.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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