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바가지 요금… 해수욕장 무질서 여전

처서(23일)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등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경북 동해안의 해수욕장은 지난 16일 폐장된데 이어 경남 해수욕장은 오는 20일 폐장된다.부산의 해수욕장은 이달말까지 개장되지만 이번 주말을 고비로 해수욕이 시들해질 전망이다.

부산과 경남 ·북의 해수욕장에는 올여름 ‘짧은 장마,긴 무더위’로 여느해보다 많은 피서객들로 북적댔다.

올해도 대부분의 해수욕장에서 쓰레기 투기와 바가지 상혼,무질서는 여전했다.

◇쓰레기 몸살=해수욕장 마다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부산 해운대구청은 지난 15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2백67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하루 평균 4t의 쓰레기가 나온 셈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은 피서 절정기인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초까지 5일간 47.5t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이들 쓰레기를 치우느라 매일 새벽 50여 명의 환경미화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광안리도 하루 평균 3t의 쓰레기가 나와 40여 명의 환경미화원들이 새벽에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바가지 상혼=해운대 ·광안리해수욕장 피서객들은 5천원으로 정해진 튜브 ·파라솔을 1만원에 빌려야만 했다.

해운대 ·송정 ·광안리해수욕장 등 백사장에는 통닭 ·김밥 등을 시중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잡상인들이 활개를 쳤다.

경남 거제 몽돌 ·구조라 ·남해 상주해수욕장의 민박 요금은 하루 8만∼10만원으로 호텔 요금 수준이다.여관이나 모텔은 15만∼20만원으로 특급호텔 수준의 요금을 받았다.

소주와 맥주 2천원,콜라 1천5백원,라면 1개 1천원 등 시중가격보다 배 이상 가격을 받았으나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남 밀양 표충사,얼음골계곡과 양산 통도사 등지를 찾은 피서객들도 생수 한병에 1천원,컵라면 1천5백∼2천원의 바가지 요금에 시달렸다.

◇수질오염 악화=경남 거제 학동 몽돌해수욕장은 수질이 크게 나빠졌다.거제환경운동연합 조사결과 몽돌해수욕장 수질은 1998년까지 1급수를 유지했으나 올해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2.7ppm(3급수)로 나타났다.

거제환경련은 이에 따라 지난 7일 몽돌해수욕장의 일시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련은 “피서객들이 야영을 하며 버리는 음식물 찌꺼기로 수질 오염이 심각하므로 거제시는 해수욕장을 즉각 폐쇄하고 정화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중부 경남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마산 광암해수욕장도 3급수 상태서 개장을 했다.

마산시가 광암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수질을 분석한 결과 COD가 2.1ppm으로 해수욕장 기준(1급수 ·1ppm이하)에 부적합했다.

시는 마산 ·창원 ·진해 지역의 해수욕장이 광암 뿐이라는 이유로 개장을 강행했다.

마창환경연합 관계자는 “해수욕객들의 건강을 고려해 수질이 나쁜 해수욕장은 내년부터 폐쇄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운 뒤 재개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안리해수욕장은 지난 4일 기름띠로 심하게 오염돼 피서객들이 불편을 겪었다.5일에는 만남의 광장 앞 해상으로 생활하수가 흘려들어 피서객 2백여 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무질서 극성=해운대 ·광안리해수욕장 해안도로에는 심야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극성을 부려 피서객들이 고통에 시달렸다.

이들 폭주족들은 5∼20여 대씩 몰려다니며 굉음을 내며 한 밤중에 광란의 질주를 벌여 열대야를 피해나온 시민들을 불안케 했다.

교통체증 ·주차전쟁도 여전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하루 50만 명 이상의 피서객들이 몰리면서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충렬로와 요트로 등은 하루종일 극심한 체증을 겪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으로 가는 수영로터리 주변과 안락로터리 방면의 충렬로 등은 하루종일 피서객들의 차량이 이어졌다.

또 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 주변에는 남자접대부를 고용해 여자 손님들을 상대로 변태영업을 해 온 업소들이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또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뒤편에는 20곳의 윤락업소가 영업을 하면서 피서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까지 관광특구의 이미지를 흐렸다.

김상진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