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본 8·15 이후의 북한] 입수경위와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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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본사 통일문화연구소는 해방 직후 북한에 진주했던 소련군 고위 간부와 외교관의 후손들에게서 4백여장의 사진과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

미.소 공동위원회 소련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둔킨 외무인민위원부 제1극동부장, 소련 연해주군관구 군사평의회 위원으로 북한 정권 수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스티코프 대장, 세차례에 걸쳐 10여년간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근무했던 피메노프 서기관 등이 사진을 소장하고 있던 대표적 인물.

이중 스티코프 대장의 아들이 소장하고 있던 '북조선의 가을 1946년' , '1947년 금강산' 등 4개의 사진첩에는 소련군의 북한 진주 과정과 46년 전후 북한의 정치상황 및 주민생활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된 '북조선의 가을 1946년' 의 첫장에는 "스티코프 대장에게 북조선인민위원회 위원장 김일성 드림" 이란 글이 씌어져 있어 金위원장이 스티코프 대장에게 직접 선물한 것임을 보여준다. 이 사진첩에는 북한의 풍경.생활.주요 문화계 인물 등 1백여장이 실려 있다.

주목되는 것은 80여장의 미.소 공동위원회 관련 사진들.

둔킨과 한 전직 러시아 언론인이 소장하고 있던 이 사진들은 46~47년에 열린 미.소 공동위원회의 활동을 시각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자료다.

이들 사진 중에는 북한 지역에서 열린 46년 노동절 행사와 인민위원회 선거, 47년 8.15해방 2주년 기념식 장면들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 사진들을 검토한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운(金光雲)편사연구사는 "대부분이 처음 공개되는 사진들로 해방 직후 북한의 사회.생활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될 것" 이라고 평가했다.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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