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선수권] 케냐 카마티, 男1만m 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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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에드먼턴에 또 한차례 파란이 일었다.

9일(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벌어진 제8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만m에서 찰스 카마티(23.케냐)가 27분53초25로 1위에 오르며 '살아있는 전설'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28.에티오피아)를 무너뜨렸다.

종반 선두로 치고 나왔던 게브르셀라시에는 결승점을 1백50m 남겨놓고 카마티의 폭발적 스퍼트에 추월당했고, 동료 아세파 메즈게부(케냐.27분53초97)에게도 뒤처져 3위(27분54초41)로 내려앉았다.

게브르셀라시에는 남자 5천m(12분39초36)와 1만m(26분22초75)에서 세계기록을 모두 15번이나 갈아치우며 지난해 사망한 에밀 자토페크(체코) 이후 '최고의 장거리 선수' 로 군림해 왔다. 1993년 이후 8년간 1만m에서 패배를 모르던 그는 세계선수권 5연패를 노렸지만 지난 7일 매리언 존스(미국)의 여자 1백m 참패 이후 두번째 파란의 희생자가 됐다.

99년 시즌 최고기록(26분51초49)을 세우며 혜성과 같이 나타난 카마티는 "내가 게브르셀라시에를 꺾으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5위 안에만 들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마지막에 우승을 자신했는데 카마티가 그렇게 빨리 뛸 줄 몰랐다" 며 쓸쓸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카마티는 최고기록이 게브르셀라시에의 세계기록에 30초 정도 뒤지지만 탄력이 좋고 막판 스퍼트가 뛰어나 경력만 붙으면 세계기록도 깨뜨릴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남자 원반던지기에서는 라스 리델(독일)이 다섯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9년 세비야대회에서 3위에 그쳐 5연패를 놓쳤던 리델은 이날 69m72㎝를 던져 우승, 아쉬움을 달랬다.

마틴 부스(독일)는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6㎝를 뛰어넘어 1위에 올랐고, 세계기록(2m45㎝) 보유자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는 2m33㎝로 4위에 머물렀다.

한편 여자 4백m 허들에서는 97년 챔피언 네자 비도안(모로코)이 53초34로 4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고, 루벤 코스게이(케냐)는 남자 3천m 장애물에서 우승(8분15초16)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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