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전 대통령 딸 모린 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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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역대 미 대통령의 자녀 중 가장 요란했고 큰 주목을 받았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장녀 모린 레이건右이 지난 8일 피부암으로 사망했다. 60세.

레이건 전 대통령과 그의 첫째 부인이었던 오스카 수상 배우 제인 와이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연예인.사회운동가.정치인 등 화려한 경력이 말해주듯 열정적인 활동가였다. 낙태와 여성의 정치활동, 남녀의 평등한 권리 보장 등을 적극 옹호하며 페미니스트로도 명성을 날렸다. 때문에 전통적인 남성 우위의 공화당식 정치철학을 가진 아버지와 종종 충돌했다.

이란-콘트라 스캔들 때는 존 포인덱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을 공개적으로 공격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레이건의 대변인을 지낸 래리 스피크스가 회고록에서 "심지어 조지 슐츠 국무장관 같은 사람도 그를 무서워했다" 고 쓸 정도로 대통령 참모진에 그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 이었다.

하지만 1994년 아버지가 불치의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에 걸리자 알츠하이머협회 대변인을 맡아 기금 모금에 적극 나섰다. 아버지의 쾌유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그는 결국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부인 낸시?밖에 알아보지 못하는 레이건을 뒤에 남긴 채.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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