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서울 은평구립 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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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은평구 불광동 산등성이 근린공원 안에 새로 들어선 은평구립도서관. 경사지에 빼곡히 들어선 단독주택지역의 끝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멀리서 보면 마치 산 꼭대기로 이어지는 계단과 같은 형태여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산 정상 가까이 자리잡은 까닭에 이 도서관에서는 아래쪽 도시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설계를 맡은 맥건축 곽재환 소장은 "해질 무렵 노을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는 모습을 건축동기로 삼았다" 고 말했다.

오는 10월 문을 여는 이 도서관은 몇가지 특징적인 요소로 구성돼 있다. 우선 출입구 앞에 수직으로 솟아있는 5개의 원주는 이 곳이 도서관임을 알리는 솟대 역할을 한다.

또 뒷산과 도서관 옥상을 이어주는 석교(夕橋)는 불광공원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통로가 된다. 각층에 8개씩 모두 24개가 설치된 사각 기둥형태의 '응석대' (凝夕臺)는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는 장소다. 응석대의 건물 위쪽 부분엔 작은 정원을 조성했고 아래쪽은 회랑으로 쓴다. 이 곳은 건물의 모습을 특징 짓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관 중앙에는 '반영정' (反影庭)이란 연못을 만들어 건물이 수면에 비치도록 했다.

엄격한 좌우대칭, 박스 형태의 중첩, 콘크리트가 그대로 드러난 외관은 자칫 이 건물이 딱딱하다는 느낌을 주기 쉽다. 그러나 작은 사각형 창의 반복적 리듬이나 둥근 솟대, 출입구에 있는 피라미드 형태의 유리창 등의 친근감 있는 배치가 이를 상쇄하고 있다.

인근에 사는 이효주(18.학생)양은 "모양이 육중하고 특이한 이 건물이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신혜경 전문위원

▶위치 :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불광근린공원▶용도 : 교육연구시설▶대지면적 : 2천6백평▶건축면적 : 5백83평▶연면적 : 1천5백33평▶규모 : 지하 1층.지상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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