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김일성 98회 생일 불꽃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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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밤 평양 주체사상탑에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은 함미 인양이 진행된 15일에도 천안함과 관련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침몰 사태 20여 일이 넘도록 사실보도조차 않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날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규모 군 화력시범 참관 등 긴장된 분위기를 쏟아냈지만 추가적인 군사 특이동향은 없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신 이날 98회 생일을 맞은 김일성(1994년 7월 사망) 찬양 분위기 띄우기에 주력했다. 노동신문 사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버이 수령님의 영도방식대로 우리 혁명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위원장이 “언제나 맞받아나가는 전략전술과 완강한 공격기질로 반제·반미 대결전과 강성대국 건설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며 군사 분야의 ‘영도력’을 찬양하기도 했다. 전날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생일축하 중앙보고대회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미제와 남조선 보수당국의 무모한 반공화국 대결 책동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14일 밤 평양 대동강변의 주체사상탑 주변에서는 불꽃놀이인 ‘축포야회’가 치러졌다. 지난해 에도 성대한 불꽃놀이를 벌여 김일성 생일 전야행사로 굳어진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된 셋째 아들 김정은이 주도한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김기남 노동당 비서는 축포야회 연설에서 “절세의 위인들을 대를 이어 모신 행운”이라고 말해 세습체제 당위성을 강조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설탕과 과자·돼지고기 등 특별배급이 이뤄진 것으로 우리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탈북자 운영 대북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은 북한이 당간부에게 ‘천안함은 남조선의 모략 자작극’이란 교육을 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정부당국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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