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 제품개발에 효자노릇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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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충남 연기군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특수고무(http://www.hdsr.co.kr)는 최근 수명이 반영구적인 자동차용 벨로우즈(먼지방지 커버) 개발에 한창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감' 으로 개발하던 조향장치용 벨로우즈를 올해부터는 슈퍼 컴퓨터를 활용해 개발하고 있다. 슈퍼컴은 최적화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3차원 설계까지 척척 수행해 낸다.

아산의 만도공조(http://www.winia.co.kr)도 비슷한 경우. 이 회사 역시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자사 김치냉장고 제품 속에 흐르는 열의 특성을 해석하고 다양한 구조변경 실험을 통해 냉장고의 최적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들의 슈퍼컴퓨터 활용이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서만 10개 업체가 슈퍼컴을 이용한 연구 개발에 나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http://www.kisti.re.kr)이 밝힌 최근 4년간 '슈퍼 컴퓨팅 응용기술 지원사례' 는 전국 45개 업체에 이른다.

방식은 산(産)-학(學)-연(硏) 공동 진행. 가령 중소벤처기업이 기술지원을 요구하면 관련 전문가인 대학 교수가 참여해 KISTI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이용,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다.

이 사업은 그동안 해당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 지원을 받았던 브레이크 전문 제조업체 상신브레이크(http://sangshin.com)는 슈퍼컴을 통해 브레이크 드럼의 구조 및 성능을 최적화한 설계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정도철 상신브레이크 사장은 "최적화된 브레이크 설계는 제품의 단가와 성능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이라면서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데다 경비도 줄이는 등 큰 효과를 보았다" 고 말했다.

KISTI측은 4년 동안 진행된 슈퍼컴퓨팅 지원 사업에서 참여 기업들이 1백6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으며 그외에도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기술 자립 효과를 덤으로 얻었다고 밝혔다.

이상산 KISTI 슈퍼컴퓨터센터장은 "슈퍼컴퓨터는 국가 정보 인프라의 최첨단 핵심 기술" 이라면서 "앞으로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통해 의뢰해온 기업들에 골고루 기회가 가도록 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대덕=구남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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