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트럭분쟁도 小與 설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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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과 멕시코 간의 트럭분쟁이 여소야대 미국 의회와 행정부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상원은 2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경고를 무시하고 안전과 환경문제를 이유로 멕시코 트럭의 미국 국경 진입을 계속 제한하는 법안을 표결끝에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당사국인 멕시코는 물론 미국 부시행정부도 발끈했다. 부시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를 고려 중이며 멕시코는 미국 트럭의 멕시코 운행을 금지하는 등 맞대응을 모색 중이다.

미국 의회의 결정이 문제가 된 것은 이것이 2000년부터 멕시코 트럭의 미국내 자유운행을 약속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 TA)의 합의사항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NAFTA 규정은 1996년 1월 1일부터 양국간 접경지역인 캘리포니아.텍사스.애리조나.뉴멕시코 등 미국 4개주에서 멕시코 트럭 통행을 허용하고, 2000년까지는 미국 전역에서 운행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러나 95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업계의 로비 등에 의해 이를 2003년으로 연기하면서 문제가 꼬였다. 멕시코와의 관계도 껄끄러워졌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은 대(對)멕시코 관계개선을 위해 트럭 통행 제한 해제를 최근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업계의 강력한 로비를 받아들인 미국 상원은 대통령의 바람을 외면했다.

멕시코 의회는 2일 미국 트럭의 멕시코 진입 금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자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멕시코 트럭이 미국 고속도로를 다닐 수 없다면 미국 트럭도 멕시코에서 같은 대접을 받을 것" 이라고 경고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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