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간 연구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는 곧바로 연구 실적과 교육여건의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현상이다.
상위 10개대에 연구비가 편중되고 있는 것은 매년 2조원이 대학에 투자되고 있는 '두뇌 한국(BK)21' 등 국책사업 때문이라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든 대학의 연구능력을 키우기 어려우니 이미 능력을 갖춘 일부 대학에 집중적으로 '뭉칫돈' 을 지원해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불균형 성장' 논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방사립대는 '연구비 수주액 감소→연구 실적 저하→연구비 수주액 감소' 라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소규모 지방소재 대학들이 교수 한사람당 연구비에서 서울지역 대학들을 크게 앞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 연구비와 연구실적은 비례=미국 하버드대의 지난해 교외 지원 연구비는 4억3천78만달러(약 5천1백69억여원)로 서울대 외부 연구비(1천4백37억원)의 세배가 넘는다.
자연과학계열 교수들의 연구능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과학논문인용색인(SCI) 게재 논문 수에서도 하버드대는 지난해 8천2백78건(세계 1위)로 서울대 2천2백2건(55위)의 네배 가까이 된다. 충분한 연구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연구 실적을 내기 힘들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 약진하는 지방대=교수 한 사람당 연구비에서는 상위 10위 안에 광주과학기술원(광주시.1위).한국산업기술대(시흥시.5위).호서대(천안시.9위) 등 소규모 지방대학들이 포함돼 있다.
광주과학기술원은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제출한 논문에 대해 외국 유명대학 석학들의 사전 평가를 의무화하는 '박사학위 품질 보증제' 를 시행 중이고 호서대는 벤처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BK21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강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