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책동네] '가스파르와 리자 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이 요상하게 생긴 두 장난꾸러기 주인공을 동물이라 해야 할까, 사람이라 해야 할까.

강아지처럼 생겼지만 아이들과 같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여행도 한다.

어쨌든 하나는 검고 하나는 하얀 이 상상의 캐릭터들이 끊임없이 작은 소동을 벌이는 모습은 호기심과 모험심, 엉뚱한 발상으로 가득한 4~6세 우리 아이들 그대로다.

이를테면 가족들과 함께 미술관들을 구경하다가 빨갛고 작은 배를 발견하고 아무 생각없이 혼자 올라탄다든지(『베니스에 간 가스파르』),

침대 미끄럼틀보다 길고 재미있어 보이는 계단 난간을 타고 신나게 미끄러져 내려오다가 건물 기둥 사이에 떨어지고(『리자네 집에서』),

선생님께 선물할 비옷을 만들겠다고 부모님 몰래 목욕실 커튼을 뜯는다(『크리스마스 선물』).

이런 '사고뭉치' 아이들을 어른들도 시시콜콜 훈계하지 않고 감싸 안아주는 것으로 묘사된다.

화자인 두 주인공의 짧고 재치있는 대사, 빨강.노랑.파랑.초록 등 원색의 유화 물감으로 따스한 분위기를 표현한 그림도 재미있다.

김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