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3월 취업자 수 27개월 만에 최대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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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드디어 경기회복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4일 오전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반겼다. 취업자가 확 늘어나고 실업률도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지 않아서다.


이날 발표된 3월 실업률은 4.1%. 올 1월(5%)과 2월(4.9%)의 실업률에 적잖이 놀랐던 윤 국장으로선 충분히 반색할 만한 수치다. 통계 발표 시간이 앞당겨진 것도 윤 국장을 긴장하게 한 요인이다. 물가·고용·생산활동 등 3대 통계의 발표 시간은 이번부터 오후 1시30분에서 오전 8시로 앞당겨졌다. 충격적인 통계를 ‘마사지’하고 싶어도 시간 부족으로 옴나위할 수 없었을 것인데 마침 결과가 좋았던 것이다.

재정부가 가장 반가워한 것이라면 실업률보다는 크게 늘어난 일자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취업자는 2337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2007년 12월(26만8000명) 이래 27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것이다.

공공행정을 제외한 민간부문의 취업자는 19만2000명 증가했다. 지난 2월 14만2000명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제조업 일자리는 11만 명 늘어 200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취업자가 줄어든 농림어업을 제외하면 늘어난 취업자 수는 45만5000명에 달했다.

일자리 증가는 정부의 희망근로사업과 민간부문의 회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희망근로의 경우 3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그 규모인 10만 명만큼이 취업자 증가폭에 반영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민간 부문의 자생력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실업자는 석 달째 100만 명을 웃돌았다. 정부는 고령자의 구직활동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정책 당국으로선 풀어야 할 숙제다.

재정부와 통계청은 모두 4월 실업률을 3%대로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 은순현 고용통계과장은 “경기가 회복되고, 정부의 일자리 사업도 진행돼 취업 시장이 1월 이후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며 “고령층의 일자리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실업자 수가 많게 나오지만 1, 2월의 높은 실업률은 차츰 예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연령대별 취업자는 20대(-5만6000명)와 30대(-8000명)에서 감소했다. 반면 50대(26만4000명), 40대(3만2000명), 15~19세(2만3000명), 60세 이상(1만2000명)에서는 늘었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2월(10%)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9%로 높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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