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계 인양 때 유의점 “자동차 1000대 들어올리는 것처럼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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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작업’은 선체를 바지선으로 옮기기까지 크레인에 걸리는 부하를 줄이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절차다. 배수절차 없이 해저에서 곧바로 함미를 인양할 경우 함미 중량은 원래 무게의 3배 가까운 1889t에 가까워 효율적인 작업을 하기 어렵다. 군 당국은 선체를 주 갑판까지 끌어올렸을 때 430t의 물이 자연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크레인으로 선체를 50~100㎝씩 천천히 끌어올리며 배수펌프를 이용해 504t가량의 물을 더 빼내야 한다. 배수가 끝난 후 함미의 무게는 선체(625t)와 내부에 남아 있는 기름과 물 무게(330t)를 포함해 955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양전문가들은 다음 단계인 ‘바지선 탑재’를 가장 어려운 과정이라고 꼽는다. 해양 크레인이 배수작업을 끝낸 함미를 수면에서 5~6m 위로 들어올린 후 50m 전진해 바지선(3000t급)에 내려놓는 작업은 1m 오차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 오차범위를 초과하면 바지선에 설치한 받침대 위에 선체를 반듯이 올려놓을 수 없다. 받침대는 함미 밑부분의 유선형 모양을 본떠 만들어 선체를 단단히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파도와 바람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이동 중에 함미가 심하게 흔들리면 크레인과 연결한 와이어가 끊어지거나 선체가 찢어질 수 있다. 해군본부 SSU 장교 송무진 중령은 “함미를 들어올리는 것은 자동차 1000대를 들어올리는 것과 같아 바람과 파도 등으로 배가 흔들릴 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지선에 올려진 함미는 와이어·쇠사슬로 단단히 고정된 후 안전검사를 거친다.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작업자가 함정 내부로 들어갔을 때 약해진 선체가 붕괴할 우려를 막기 위해서다. 인하대 이영길(조선해양공학) 교수는 “작업을 천천히 진행시켜 함미 중량으로 크레인과 선체 자체에 걸리는 과부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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