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MVP감이 없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한국 프로축구 22년 만에 외국인 MVP(최우수선수)의 탄생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엔 김도훈(성남 일화)이 역대 최다골(28골) 기록을 세우며 낙점됐지만 올해는 막판까지 국내선수 가운데 이렇다할 후보가 없어서다.

득점은 '브라질 3인방'으로 불리는 모따(전남.14골).노나또(대구.12골).나드손(수원.12골)이 상위권을 휩쓸고 있고, 김은중(서울.8골).우성용(포항.7골)이 한참 뒤에서 4, 5위를 달리고 있다.

도움은 홍순학(대구.6개)이 선두이고, 최성국(울산).김두현(수원).윤정환(전북).이동국(광주) 등이 4개로 공동 2위다. 하지만 이들 중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는 없다. 한 마디로 '도토리 키재기'다.

MVP는 시즌 종료 후 일간지.방송사의 축구담당 기자들의 투표로 결정한다.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가 선정된 경우는 한번도 없었고, 리그 우승팀이 아닌 팀에서 MVP가 나온 경우가 한번(1999년 안정환.당시 부산 대우) 있었다.

그래서 국내선수가 마땅치 않으면 관행을 깨고 외국인 선수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브라질 출신 에메르손(우라와 레즈)을 포함, 역대 11명의 MVP 중 외국인이 6명을 차지했다.

반면 K-리그에서는 96년 국내 최초로 한 시즌 10(골)-10(도움)을 달성한 라데(당시 포항), 일화에서 세 시즌이나 0점대 실점률을 기록한 사리체프(신의손)도 MVP에 뽑히지 못했다. 99년 득점왕 샤샤(당시 수원)는 팀이 우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 핸들링으로 골을 넣는 사건 때문에 안정환에게 밀렸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