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인디] 기획음반사 '카바레 사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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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대형화할수록 흔히 인디 레이블로 불리는 독립 음반사와 인디 밴드의 중요성도 커진다.

상업적 요구에 철저하게 조응할 수밖에 없는 대형 업체와는 달리 음악적 고집을 우선하는 인디 밴드와 레이블은 대중음악 발전의 주요한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에미넴과 같은 미국의 걸출한 스타도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에서 철저하게 단련했기에 탄탄한 자생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인디 레이블로는 크라잉넛.레이지본 등이 활동하고 있는 록 계열의 드럭, 실력파 래퍼 주석 등이 소속돼 있는 힙합 계열의 마스터플랜, 은희의 노을.레이디피쉬 등을 배출한 카바레 사운드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카바레 사운드(http://www.cavare.co.kr)는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가진 뮤지션들이 모여있는 독특한 레이블이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그룹 오! 브라더스(사진)의 베이스 주자 이성문(31)씨가 최근 2집 '야매' 로 화제가 되고 있는 볼빨간(본명 서준호) 등과 1996년에 설립한 1세대 인디 레이블이다.

철저하게 저예산 제작을 고집하고 있는 카바레 사운드는 98년 이씨의 포크 계열 독집 음반 '불만' 과 지루박 음악을 담은 볼빨간의 1집 '지루박 리믹스 쇼' 를 내놓았다.

이듬해 모던록 그룹 은희의 노을 1집과 그런지록 그룹 코코어 1집을 발매했으며, 지난해에는 포크 그룹 메리 고 라운드, 힙합 가수 곤충스님윤키, 시를 읊듯 노래하는 레이디피쉬 등의 데뷔 앨범과 은희의 노을 2집을 냈다. 최근엔 오!브라더스 데뷔 앨범을 발매했다.

지하철 공연, 거리 축제 등 삶의 현장에서 하는 공연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오!브라더스는 로큰롤.트위스트.차차차 등 댄스 음악으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재미있고 신난다" 는 박수를 받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에도 출연했다. 사실 어떤 대중음악인이 시류에 따라 '돈이 되는 음반' 을 제작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겠는가.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우선 자신의 음악적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인디 레이블의 존재 의미가 있고, 그런 면에서 다양한 뮤지션들을 수용하는 카바레 사운드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기대된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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