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처방률 90%… 분업효과 의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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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의약분업 시행 이후에도 동네의원의 약 처방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약물 오.남용을 줄이려는 의약분업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5월 동네의원의 약 처방률(환자 내원일수에 대한 처방건수 비율)이 89.5%로 나타났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는 의료계 휴폐업 사태가 진정되고 의약분업이 본격 시행됐던 지난해 10월의 처방률 84.7%보다 4.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1월부터 5월까지 계속 처방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분 조사에서 소아과의 처방률이 98%로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크게 높아 어린이 환자의 약물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진료과목별 처방률을 보면 소아과에 이어 이비인후과(94.5%).내과(94.4%).가정의학과(93.3%).피부과(93.2%) 순이었다.

반면 정형외과(61.4%)는 3.5%포인트, 산부인과(64.5%)는 3.9%포인트, 신경외과(67.6%)는 4.2%포인트, 안과(81.4%)는 1.3%포인트 처방이 줄어들었다.

건강보험공단은 약 처방률이 급증한 것은 의약분업 시행 이후 당초 1천4백70원이던 원외 처방료가 3천4백40원으로 대폭 인상되면서 의사들이 처방료 수입을 위해 약이 꼭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도 처방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일부 의원과 약국의 담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동네의원의 약 처방률이 급증추세를 보이자 건강보험 재정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1일부터 처방료와 진찰료를 통합한 '통합진찰료' 제도를 신설해 의사들이 약 처방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진찰료를 받도록 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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