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종류 TV 수준에 맞게 고르는 요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주부 박도연(44.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TV를 사기 위해 대형 양판점에 들렀다가 판매원의 설명이 하도 복잡해 혼란에 빠졌다.

"완전평면.프로젝션.LCD.PDP….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또 뭐가 다른지. 옷을 살 때도 그렇게 고민하진 않았어요. "

朴씨는 예전에 쓰던 것과 비슷한 40만원대 29인치 일반(브라운관)TV를 사고 말았다.

전자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많은 종류의 TV가 선보이고 있다. 크기가 같더라도 품질과 가격은 제각각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지출을 막으려면 TV기능을 이해하는 게 필수" 라고 지적한다.

◇ 다양한 TV 종류=영상을 표시하는 장치(디스플레이)에 따라 ▶일반 브라운관▶완전평면▶프로젝션(스크린 등에 빛을 분사하는 방식)▶액정표시장치(LCD)▶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벽걸이형 TV라 부름)로 나눈다.

또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디지털과 아날로그로 구분한다. 일반TV를 제외하곤 두 가지 방식 모두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TV는 선명도에 따라 고화질급(HD)과 표준선명급(SD)으로, TV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셋톱박스가 내장형인가 외장형인가에 따라 일체형과 분리형으로 나눈다.

◇ 기능과 가격은=KBS 등 지상파 방송이 오는 9월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험방송에 들어가는 디지털 방송을 보려면 디지털 TV를 사야 한다. 디지털 TV(HD급)는 아날로그 제품에 비해 화질이 4~5배 선명하기 때문에 가수나 탤런트의 땀방울까지 영상에 잡힌다.

문제는 가격. 가장 저렴한 완전평면 방식도 32인치의 경우 3백만원 안팎이다.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벽걸이형(40인치 기준)도 1천만원대를 호가하다가 LG전자가 최근 6백90만원대로 값을 대폭 내렸다.

값이 부담되면 완전평면 SD급 디지털 제품을 사는 것도 좋다. 29인치 완전평면형은 1백만원대 초반이면 구입할 수 있다. 아날로그 TV로 디지털 방송을 보고 싶다면 20만~30만원대 셋톱박스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디지털 방송 특유의 생생한 화면과 음질을 즐기기에는 무리다.

일본 등 해외 가전업체와 국내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 연말엔 벽걸이형을 비롯한 디지털 TV의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또 8월부터 특별소비세(15%)가 폐지되는 것도 소비자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TV를 골라야 한다는 점. 유행을 따라 샀다간 돈만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마트의 정병수 부장은 "비쌀수록 고급 기능을 갖춘 건 사실이지만 불필요한 기능이 있는 제품을 무리하게 살 이유는 없다" 며 "집안의 분위기나 크기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고 조언했다.

LG전자의 박근우 과장은 "비싼 만큼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며 "여러 모델을 갖춘 매장을 여기저기 둘러보며 가격과 기능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