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 ‘Λ’로 꺾여 … 어뢰 등에 의한 배밑 또는 직격 폭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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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미 상부 쪽 절단면이 찢겨진 것은 충격이 외부에서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 고위 관계자도 “배 밑에서 충격이 있었거나 (무엇인가가) 배 안으로 치고 들어가 폭발해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내부 폭발이나 피로파괴일 경우에는 모양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내부 폭발인 경우에는 폭발력에 의해 절단면이 거의 날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또 피로파괴면 피로도가 쌓인 곳을 중심으로 비교적 깔끔하게 절단된다. 암초에 의해서는 상부까지 절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내부 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얘기해 준다.

상부 쪽 절단면이 울퉁불퉁 찢겨진 것은 충격이 상부보다는 하부 쪽에서부터 왔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달 26일 천안함이 침몰할 당시 함정 아래 수중에서 폭발물이 터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어뢰나 기뢰가 천안함 아래 수중에서 터졌다는 얘기다. 수중에서 기뢰나 어뢰 등 강력한 폭발물이 터지면 ‘위-아래-위’ 등 세 차례에 걸쳐 힘이 작용하면서 함정이 굴절된다. 천안함 아래쪽은 직접 폭발력이 가해져 함몰되면서 상대적으로 깔끔하게 잘렸을 것으로 보인다. KAIST 해양시스템공학부 신영식 초빙교수는 “강력한 수중 폭발에 의한 버블제트 효과로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군 원인 조사=국방부는 민·군 합동조사단 인원을 130여 명으로 확대했다. 지난 주말 도착한 미 해군 안전센터 소속 조사관 등 7명의 정밀조사팀이 12일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호주 전문가 3명도 13일 입국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공석이었던 미국 조사단장이 준장급으로 결정돼 조만간 합류할 것”이라며 “영국과 스웨덴 전문가들도 인양 시점을 전후해 입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선체 인양작업이 이뤄지면 천안함 침몰을 일으킨 폭발물의 파편 수색작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인양된 선체만으로도 폭발·침몰 원인이 기뢰인지 어뢰인지를 추정할 수 있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선 파편 수거가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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