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희섭이 홈런 달랑 하나 …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8면

최희섭

KIA 4번 타자 최희섭의 별명은 ‘빅 초이’다. 1m96㎝, 99㎏의 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으로 지난해 3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나 올해는 웬일인지 홈런이 뜸하다. 14경기를 치른 13일 현재, 최희섭의 홈런은 겨우 1개다.

최희섭뿐이 아니다. 대체적으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홈런이 귀하다. 지난 시즌 54경기에서 127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올해는 53경기에서 77개에 그치고 있다. 경기당 평균 홈런 수가 2.35개에서 1.45개로 줄었다. 홈런 보는 재미도 반감된 상태다. 특히 지난해 166개로 팀 홈런 1위에 올랐던 SK는 13경기에서 겨우 5개를 기록 중이다.

홈런이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다. 최희섭이 대표적인 예다. 최희섭은 거포지만 선구안이 좋은 타자다. 나쁜 공을 골라내면서 말 그대로 칠 수 있는 공만 때린다. 지난해 볼넷 2위(96개)에 오른 것이 그 증거다.

그러나 올해는 갑자기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이 스트라이크가 돼 삼진을 당하는 일이 잦아졌다. 삼진 14개 중 7개가 타석에서 공을 지켜보다 당한 루킹(looking) 삼진이다. 최희섭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져 타격감을 조금 잃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적극적으로 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K 정근우는 “타석에서 예전보다 여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비해 외국인 타자들이 줄어든 것도 홈런 감소의 원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홈런 10걸 중에는 페타지니(LG)를 비롯해 가르시아(롯데), 디아즈(전 한화), 브룸바(전 넥센) 등 외국인 선수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외국인 타자 자체가 귀하다. 8개 구단은 16명의 외국인 선수 중 14명을 투수로 채웠다. 타자는 가르시아(롯데)와 클락(넥센) 2명뿐이다. 이들은 나란히 홈런 2개와 1개씩을 기록 중이다. 이들 중 가르시아만 홈런 10걸에 포함됐다.

김효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