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드라마’ 미켈슨 아내와 포옹 시간은 27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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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슨이 아내와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스터스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의 ‘순애보’에 미국 사회가 감동에 휩싸여 있다.

우승이 확정되자 미켈슨은 18번 홀 그린 주변에서 기다리던 아내 에이미와 긴 포옹을 했다. 그의 아내는 유방암 투병 중이다.

키스에 앞서 두 사람이 포옹한 시간이 27초간이라고 ABC뉴스는 전했다. AP통신은 13일(한국시간) “심금을 울리는 우승이었다”고 보도했고, 뉴욕 데일리 뉴스는 “착한 사람이 1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마스터스는 12일 막을 내렸지만 미켈슨의 감동 스토리는 여운을 남기고 있다.

○…뉴욕 데일리 뉴스는 “미켈슨과 에이미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엮어냈다(write fairytale ending)’고 치켜세웠다. ABC뉴스는 “타이거 우즈는 미켈슨 앞에서 빛을 잃었다”고 했고, CNN은 “유방암과 투병하는 아내, 어머니와 함께 어려운 한 해(2009년)를 보낸 미켈슨의 승리였다”고 메인 뉴스로 다뤘다.

그러나 정작 미켈슨 본인은 최종 라운드를 앞둔 전날 밤 잠을 설쳤다고 고백했다. “긴장 때문에 전날 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코스로 나가는 것이 걱정되면서도 기다려졌다. 하루 종일 마음이 두근거렸다. 지금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하지만 오거스타는 나와 아내에게 특별한 선물을 안겨줬다.”

○…우즈와 절친한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우즈가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자 미켈슨과 5타 차 공동 4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우즈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4라운드는 내가 필요로 했던 수준이 아니었다.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우즈는 변함없이 1위를 지켰다. 3위로 밀려났던 미켈슨은 우승에 힘입어 ‘넘버2’로 복귀했다. 최경주(40)는 43위에서 33위로 10계단 상승했고, 3위를 한 재미동포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은 14위에서 10위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양용은(38)도 28위에서 26위로 2계단 끌어올렸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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