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딸기’생산 4년만에 중단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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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남북교류 협력사업인 ‘통일딸기’ 생산이 4년만에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경남통일농업협력회(경통협) 전강석(47)회장은 1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남과 북의 화해·신뢰·평화의 상징인 통일딸기 사업이 차질 없도록 하루빨리 딸기 모주(母株) 등의 반출 신청을 승인해 달라”고 촉구했다.

경통협은 딸기 모주 1만5000포기와 농자재·농약 등을 북으로 보내기 위해 지난달 9일 통일부에 반출 신청을 했으나 아직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 회장은 “이번 주에 승인이 나야 배를 통해 이달 말까지 평양에 보낼 수 있지만 통일부는 전혀 답변이 없다”며 “승인이 늦어지면 재배 시기를 놓쳐 통일딸기 생산이 4년만에 무산된다”고 주장했다.

통일딸기는 경남도의 위탁을 받은 경통협이 경남지역 농민들이 배양한 딸기 모주를 북한에 보내 그곳에서 키운 모종을 9~10월 다시 들여와 재배해 이듬해 1~4월 수확하는 딸기를 말한다. 딸기 재배기술 지원 등을 통해 남북 간 교류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다. 이는 ‘경남도 남북교류협력 조례’에 근거하고 있다.

2006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으로 밀양 등에서 2007년 1.2t, 2008년 4t의 딸기가 생산됐다. 2009년에는 북한에서 5만 그루의 모종을 받으려 했으나 해충·바이러스에 감염돼 검역에서 통과되지 못해 생산에 실패했다. 지난해 들여온 딸기 모종(10만 포기)으로 올해는 37t의 딸기생산이 기대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인도지원과 관계자는 “정부는 투명성과 효과성, 시급성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며 “통일딸기와 같은 농업 물자 지원 부분에 대해 유보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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