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 자동 음성통보시스템 폭우에도 '쿨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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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폭우.폭설 등 각종 재해 발생을 주민들에게 사전에 긴급 통보하기 위해 서울의 11개 구청에 설치한 '재해상황 자동 음성통보시스템' 이 이번 집중호우 때 거의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스템은 구청 당직자가 재해에 따른 피해가 우려될 경우 버튼을 한번 누르면 "여기는 ○○구청입니다.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우려되니 빨리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녹음된 내용을 16~20회선씩 주민자치센터나 통반장 집의 전화 또는 휴대폰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4일 밤과 15일 새벽 서울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동대문.중랑.영등포.양천구 등에서 수천가구가 침수되는 상황에서도 이 시스템은 거의 가동되지 않았다.

동대문.구로.성동.중랑.영등포구 등 7개 구청은 아예 가동조차 하지 않았으며 은평.성북.도봉.노원구 등 4개 구청은 일부 통반장에게만 연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시스템은 행정자치부에서 중랑.안양천 주변 11개 구청에 4천만원씩 모두 4억4천만원을 지원, 지난해 12월부터 설치작업을 벌인 후 지난달 가동을 시작했다.

이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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