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호우에 또 발묶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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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일요일 새벽 폭포수처럼 내린 비가 서울 지하철 1, 2, 3, 7호선 5개역을 덮쳐 모두 37개역 구간이 한때 불통됐다.

이 가운데 지하철 7호선 고속터미널역은 지하 3층 승강장은 물론 지하 2층 매표소 바닥까지 찬 물을 빼내는 작업이 16일 오전에야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월요일 출근길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특히 이같은 '지하철 먹통' 은 예고된 집중 호우에 대한 서울시의 대응이 미흡해 빚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37개역 불통=15일 오전 시간당 최고 1백27㎜(관악구)까지 내린 집중 호우로 지하철 7호선 보라매~내방 구간이 오전 5시부터 6시간 동안, 내방~청담 구간은 하루 종일 불통됐다.

또 ▶지하철 1호선 시청~청량리

▶2호선 성수~을지로

▶3호선 도곡~수서 구간이 15일 오전 내내 운행이 중단됐다가 정오쯤 통행이 재개됐다.

서울시는 16일 출근시간까지 7호선 내방~청담 구간을 복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하고 반포지역을 지나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30% 늘려 운행했다.

◇ 잇따른 침수 원인=고속터미널역은 역과 이어져 있는 센트럴시티 옥외 주차장(반지하층+지상 3층) 가운데 반지하 부분 3천5백평에 1.5m가량 물이 차면서 빗물이 유입돼 침수됐다. 도로변 지하철 입구의 턱도 저지대 규정(30~60㎝)보다 낮은 20㎝여서 물을 막지 못했다.

또 반지하 주차장에 있는 K자동차 반포오토몰 바닥 밑을 지나는 지름 12m의 대형 하수관이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터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의 경우 종로 5가역에 모래주머니 등으로 설치했던 임시 차수벽이 수압을 이기지 못해 붕괴돼 선로 위 50㎝ 가량 물이 찼다.

◇ 늑장 대응=7호선 고속터미널역은 저지대인데도 불구하고 평상시처럼 3명만 근무했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재해 점검을 펼쳐왔다. 하지만 2호선 신당역 6호선 연결통로 공사는 호우에 대비한 집중 관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름 10㎝ 배수관 두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어처구니없는 침수피해를 겪었다.

김영훈.백성호.박지영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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