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률 1000배 돼지 감염 … 35곳에 방역 통제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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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감염, 그리고 동시다발적 발생. 정부가 구제역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린 두 가지 이유다. 농림수산식품부 이상수 동물방역과장은 11일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이 큰 돼지가 감염된 데다 짧은 기간에 여러 곳에서 확진 판정돼 경계 수위를 올렸다”고 말했다. 돼지는 소에 비해 호흡기나 직접 접촉으로 인한 구제역 바이러스 전염률이 최대 1000배 높다. 건국대 류영수(수의학) 교수는 “돼지의 입 주위나 침에는 개체에 따라 바이러스가 (보통의 감염 사례보다) 1000배 정도나 많다”며 “증세도 심해 발톱이 다 빠지고, 워낙 아파하는 까닭에 극심한 소음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10일 구제역으로 확진된 심모씨의 돼지 농가는 강화 돼지 사육농가의 중심부에 있다. 방역당국은 최초 발생 지역의 반경 3㎞ 내에 있는 소와 돼지 등 발굽이 두 개인 우제류 2만5800마리를 12일까지 전량 살처분하기로 했다. 우려되는 것은 빠른 전파 속도다. 8일 오전 의심증세가 신고된 지 3일 만에 5곳이 구제역 확진 판단을 받았다. 전염됐다기보다는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발생 지역이 섬인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통제와 방역이 쉽기 때문이다. 강화도는 초지대교와 강화대교 두 곳의 다리로 육지와 연결된다. 이곳만 관리를 잘 하면 전국적으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농식품부는 강화도 여행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또 인근의 김포에 대한 방역도 강화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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