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기 왕위전] 조훈현-서봉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白 우세속 중앙서 2라운드

제4보 (95~117)=우변에서의 접전이 어지럽게 번지고 있다. 쌍방 모양은 매끄럽지 못하다. 매끄럽기는커녕 상투는 비틀리고 옷은 찢어진 형상이다. 그러나 바둑에선 멋진 대세점보다는 이런 멱살잡이 싸움판의 몇수가 승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더 많다.

98까지 귀를 정리한 徐9단이 모처럼 뜸을 들이며 우변 백□들을 노려 본다. 그러나 徐9단은 불과 3분 만에 고개를 저으며 99로 물러선다.

'참고도1' 흑1로 몰고 3으로 막아버리면 잡는 것이 아닐까. 아니다. 백4로 치중하는 맥이 있어 8까지 떵떵거리며 살게 된다.

그렇다면 백의 치중수에 '참고도2' 흑2처럼 비켜받으면 어찌될까. 백을 잡을 수는 있지만 3으로 뚫리면 귀의 흑이 위험해지는데 이건 소탐대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전의 99는 어차피 소화가 안된다고 보고 실속을 취한 수. 여기에 曺9단은 4분의 숙고 끝에 100으로 웅크려 삶을 도모하기 시작했다.

"중앙전이 시작되면서 조금 어지러워진 모습이지만 백우세의 형세는 변함이 없다. " (임선근9단)

徐9단은 중앙으로 뛰어 나가면서 우변 백대마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曺9단은 그건 걱정없다고 흐흐흐 웃으며 오히려 하변 백을 강화한다. 이 백이 튼튼하면 좌측 흑세력도 저절로 소멸하게 되니까.

박치문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