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윤락여성들 축구팀 창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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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과테말라 윤락여성들이 축구팀을 결성해 전국 순회 경기에 나섰다고 BBC가 8일 보도했다. 팀의 이름은'철도변의 스타(Stars of the Line)팀. 과테말라 중심가를 통과하는 철도변의 윤락가를 빗댔다. 200여명의 윤락여성이 축구팀을 결성키로 뜻을 모은 것은 올해 초. '사회가 주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였다.

이들의 환경은 열악하다. 과테말라는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있지만 윤락여성들의 임금은 시간당 2달러50센트(3300원)로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 최근에는 '마라스'라는 폭력조직이 기승을 부리는 통에 윤락여성들이 매일같이 피살되고 있다. 올해 과테말라에서는 한달 평균 50여명의 여성이 피살됐는데 대부분 윤락여성이다.

정열적인 빨간색 유니폼을 착용한 이 팀의 전적은 그리 화려한 편은 아니다. 지난달 열린 과테말라 여경(女警)팀과의 경기에서는 3-1로 패했다. 최근 여고팀과의 경기는 중단 사태를 빚기도 했다. 윤락여성들과 축구 경기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챈 학부모들이 학교 당국에 거세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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