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아바타 보면 일자리가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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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비스산업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자는 정부의 구상에 시동이 걸렸다. 이미 5대 유망 분야로 선정한 ▶콘텐트·미디어·3D ▶보건·의료 ▶사회서비스 ▶관광·레저 ▶교육·연구개발(R&D) 가운데 우선 콘텐트·미디어·3D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고용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향의 관련 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했다.

콘텐트·미디어·3D 산업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또 젊은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청년 실업을 해결하는 데도 효과가 크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전략의 핵심은 한마디로 ‘아이폰·아바타 따라잡기’다. 한때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옛날 방식을 고집하다 세계적 흐름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최근 불어닥친 아이폰과 아바타 돌풍은 그런 사실을 뒤늦게 일깨워줬다.

우선 콘텐트 산업을 키우기 위해 ‘콘텐트 생태계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중소기업은 자금력이 없어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대작을 만들기 어려우니 콘텐트를 사용하는 대기업이 함께 투자하라는 것이다.

200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도 만들기로 했다. 또 외국 영화의 컴퓨터그래픽(CG)을 수주하는 기업엔 제작비의 20%까지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런 방식으로 한국을 아시아 최대 CG 생산기지로 만든다는 것이다.

미디어 분야에선 무선 인터넷을 통해 제2의 인터넷 붐을 일으키는 게 목표다. 무엇보다 쓰기 쉬운 무선인터넷 환경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현재 1만3000곳에 불과한 무선랜 사용 가능 지역을 두 배로 늘리고, 이동 중 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와이브로 서비스 제공 지역도 내년까지 84개 시 지역으로 확대키로 했다. 통합요금제 등을 도입해 요금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태동기에 있는 3D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공공 부문에서 초기 시장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국토정보를 3차원 영상으로 구축하는 사업이나 문화재를 홀로그램 방식으로 기록·복원하는 사업 등 3년간 2000억원대의 공공 부문 3D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6월 남아공 월드컵부터 3D 시험방송을 하고, 201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지상파로 3D 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3D로 만드는 영화가 실패하면 투자 손실의 절반을 보상해주는 문화보험 제도도 도입된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 같은 정책이 원활히 추진되면 2014년까지 이 분야에서 8만 개의 새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6월까지 남은 4개 분야의 전략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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