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7연승 숨은공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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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곰들의 신바람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지난 5일 현재 두산은 7연승의 고공 비행 중이다.

두산은 시즌 중반 김동주 · 정수근 · 장원진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이 부상에 시달리며 4위 해태에 2게임 차이까지 추격당했다.

그러나 요즈음 연일 웅담포를 쏴 4위와의 격차를 5게임까지 벌리며 선두 도약을 노리고 있다.

성적만으로 보면 두산의 상승세 핵은 타격 1위(0.357) 심재학과 '흑곰' 우즈의 홈런포(19개 · 공동 2위)다. 여기에 선발과 마무리로 서로 보직을 바꾼 진필중과 박명환의 호투가 마운드의 무게를 실어줬다.

그러나 두산 김인식 감독은 스타들 뒤에서 묵묵히 제몫을 해주는 소리없는 3총사의 공으로 돌린다.

주장 안경현은 올시즌 홈런 · 타점 등 자신의 기록을 모두 경신하며 클린업트리오 자리(5번)까지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매년 한자릿수 홈런에 만족했던 안선수는 현재 10개로 팀내 3위의 슬러거로 변신했다. 게다가 55타점으로 1996년 기록했던 자신의 시즌 최고 타점(42타점)도 일찌감치 갈아치우며 심재학과 팀내 공동 2위로 '해결사' 반열에 올랐다.

이 때문에 상대팀의 견제가 집중되면서 몸맞는공을 11개나 기록, 팀 최다의 영예(?)도 얻었다.

안선수는 "주장으로서 '잘해보자' 고 말하기는 쉽지만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 앞장 서서 고생하는 모습에 후배들이 따라와 최근 팀분위기가 살아난듯 싶다" 고 말했다.

이종민 역시 든든한 내야 백업요원이다. 전천후 내야수 홍원기가 발가락 부상으로 결장한 틈을 타 주전을 꿰찬 이선수는 최근 5경기 타율 0.312를 기록하며 탄탄한 수비와 함께 팀의 상승세를 지원했다.

시즌 초 간간이 한두 이닝 동안 수비수로 출전, 1할대에 머무르던 때와는 전혀 달라진 모습이다.

노장 유격수 김민호 역시 팀이 어려울 때 제몫을 해주는 선수다.

타격감이 회복되지 않아 0.199로 타율은 저조한 편이나 빠른 발로 도루(9개.공동 12위)에도 능해 톱타자 정수근에 이어 상대 내야를 뒤흔드는 역할을 맡았다.

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95년)에 빛나는 안정된 수비도 일품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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