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비스] 충남 '친환경 건축 클리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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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충남 보령시 죽정동 유성 1차 아파트(3백30가구)는 최근 깜짝 놀랄 만한 변신을 했다.

1991년 준공 이후 도색을 안해 우중충한 분위기였던 벽면이 파랑.노랑.연두.보라.녹색 등 다섯 가지의 밝은 색으로 바뀌었다.

아파트 벽면을 새로 칠하기로 결정한 주민들은 도색 디자인 방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충남도가 운영하는 '친환경 건축 클리닉' 에 문의했다.

도는 인근 홍성군 청운대 건축과 이일형.장동민 교수 등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도색디자인을 결정,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 최흥무(61)씨는 "기존 아파트와 판이하게 다른 도색을 하니 전세 거래가 활발해 지는 등 효과가 벌써 나타나고 있다" 고 말했다.

친환경 건축 클리닉은 충남도가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올해 도입한 제도다. 주민들이 건축 관련 자문을 받고 싶으면 해당 시.군 클리닉에 문의하면 된다.

건축 클리닉에는 청운대를 비롯, 건양대.공주대.남서울대.중부대.한서대.호서대.홍익대 등 8개 대학 건축학과 교수 9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시.군 관계자들과 함께 주요 건축물의 독특한 이미지를 살리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만 14개. 이 가운데 천안시 봉명동 청송아파트는 남서울대 이광영교수가 옹벽과 외벽 등에 대한 그래픽 디자인을 했다.

공주산성 큰 상가 재건축계획(공주대 이종국교수)과 금산 중부대 진입로변 주거환경개선계획(중부대 도용호), 논산시 부영아파트 벽체도색(건양대 임양빈), 서산시 영진크로바.음암아파트 벽체도색(한서대 윤성호)도 조만간 모형이나 디자인 등의 작품이 나올 예정이다.

이밖에 조치원 읍내 주요 가로정비계획(홍익대 이상호), 아산 실버타운 시뮬레이션(호서대 이정수) 등의 프로젝트도 연말까지 마무리된다.

도 관계자는 "이 작업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교수단과의 간담회와 중간평가를 자주 해 미비점을 보완할 생각" 이라며 "주민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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