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 동의서 제출 미비로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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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현대석유화학에 대한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방안이 통과됐지만 대주주의 감자(減資)동의서와 노조의 구조조정 동의서가 제출되지 않아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또 채권단이 7~10월 만기가 돌아오는 제2금융권 보유 채권 3천87억원에 대해 만기 연장 요청을 했지만, 일부 투신사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만기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채권단 관계자는 4일 "현대유화의 대주주인 현대자동차.현대산업개발.현대백화점 등이 완전 감자에 동의한다는 각서를 내지 않아 채권단에서 합의한 6천2백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달 신속 인수할 예정이었던 회사채 5백억원도 인수 전제조건인 감자 및 구조조정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채권단은 또 제2금융권을 상대로 한 채무재조정 설명회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리스 등 채권을 10월말까지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투신사들은 "회사채가 고객 계정에 포함돼 있어 만기 연장이 곤란하다" 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유화 관계자는 "대주주들이 감자 동의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이에 동의할 경우 생길 수 있는 법적인 문제를 검토 중" 이라며 "대표이사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 사표를 냈고 노조도 7일까지 회사와 협의해 구조조정 계획을 만들 예정이어서 채권단의 지원에 필요한 전제조건을 곧 충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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