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 일본행 잇단 뱃고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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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근 한국 업체가 만든 배가 일본에 많이 팔린다. 품질이 일본 선박에 뒤지지 않으면서 값은 훨씬 싸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7일 일본 해운회사인 엔와이케이라인(NYK Line)으로부터 49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5억7000만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일본에서 수주한 선박은 22척으로 올해 수주한 전체 선박 99척 가운데 20% 이상을 일본 해운사의 발주량으로 채우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으로부터 수주한 선박은 전체 수주 선박의 8% 정도(125척 가운데 11척)였으나 올 들어 그 양이 부쩍 늘었다"며 "이는 일본 해운사들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국 내 조선업체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1950년대 이후 세계 조선업계 1위를 고수해 왔으나 99년 우리나라에 1위에 내줬다.

최근 들어서는 일본 해운업체마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우리나라 조선업체에 발주량을 늘리고 있다.

이는 국내업체들이 일본 업체들에 비해 5% 이상 싼 가격에 고품질의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체들은 자국 내 해운업체들의 수요에만 안주하면서 기술 개발에 게을리했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제작 단가를 낮추면서도 세계 각국의 해운업체들이 원하는 다양한 방식의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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