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로 더 빛나는 '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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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금값에 연동된 금융상품이 계속되는 달러 약세 흐름을 타고 인기다.

금은 저달러 시기에는 으레 안정된 가치저장 수단으로 각광받는다. 이를 반영해 국제 금값은 지난 5일 16년 만의 최고치인 432.9달러를 기록했다.

증권사와 은행은 최근 금값에 연동한 펀드.정기예금 상품이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자 속속 후속 상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8일부터 12일까지 '삼성금가격연계펀드'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때까지 국제 금가격이 한 번도 최초기준가 ±30달러(현 시세 기준 ±7%)를 벗어나지 않으면 16% 수준의 수익을 돌려준다. 또 투자기간 중 한 번이라도 최초 기준가보다 30달러 이상 오른 경우, 이후 금값이 '최초 기준가~ +60달러' 범위 안에 있으면, 8% 수준의 수익을 낸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 범위까지 벗어나면 원금 보존만 추구한다.

지난달 말 금가격 연동 펀드를 내놔 205억원 상당을 모집했던 CJ 증권도 2일부터 'CJ 골드 채권형 펀드 2호'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가입기간 6개월 동안 금값의 변동에 따라 최고 연 14.4%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으며, 역시 원금 보존을 추구한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금값의 변동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제2차 골드지수연동 파워인덱스 정기예금'을 9일부터 판매한다. 신한은행 김정훈 과장은 "지난달 은행 최초로 출시한 1차 상품에 1000억원 이상이 몰려 추가 상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골드지수 상승형 2호''골드지수 안정형 2호''골드지수 안정형 3호' 3종으로, 모두 원금은 보장되며 각각 최고 13.7%.19.3%.10.5%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씨티은행도 최고 연 10%대의 수익이 가능한 골드지수 예금을 곧 내놓을 예정이다.

CJ자산운용 대안투자본부 강창주 차장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이후 달러화 약세, 유가 상승 흐름이 다시 심해지면서 금 연동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초저금리 상황에서 원금을 보장하거나 보존을 추구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시한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금 연동 상품들이 제시하는 최고 금리는 10~19%대로, 비슷한 구조의 ELS펀드 수익률(9%대)을 크게 웃돈다.

다만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금시장에서 투기세력이 빠져나갈 경우 금값이 내림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이들 상품은 런던금속거래소의 금 현물 파생상품에 달러로 투자하므로, 달러 약세가 가파르면 기대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도 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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