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V 새 시트콤 '공회장네 식구들' 재벌 회장 풍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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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경인방송(iTV)이 다음달 2일 선보일 '공회장네 식구들' (월.화 밤 10시50분)은 돈에 목숨을 건 사람들의 행태를 풍자하는 시트콤이다.

주인공 공회장은 약간은 무식하고 저돌적이며 매사를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인물. 근면과 성실, 의리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사람이다. 제작진은 이를 "재벌 1세대의 모습" 이라고 표현했다. 실존 인물과 어딘가 닮은 것 같다.

하지만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이 시트콤을 보며 특정인을 떠올릴까봐 원래 기획안에서 한 발 물러섰다. 제목도 '왕회장과 나집사' 였던 것을 크게 손질했다. 제작진은 또 "재벌의 생활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재벌과 그 주변 인물들이 돈으로 맺고 있는 여러 종류의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이미 잘 알려진 사건보다 인간 내면에 깊숙이 숨어 있는 돈에 대한 욕망을 이야기할 것" 이라고 밝혔다.

KBS 'TV손자병법' (1987년)을 쓴 이관우 작가가 대본을 쓰고 당시 연출을 맡았던 김영렬씨가 연출을 지도한다.

주인공 공회장역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닮아 화제가 됐던 탤런트 박용식씨가 맡았다. 그의 부인 오교수역은 이연경이, 그리고 서로 험담하고 갈등하는 관계인 두 명의 비서실장 나실장과 오실장역은 탤런트 이경영과 임선택이 연기한다.

공회장의 첫째 아들 공일남(최호진)은 놀기 좋아하고 말썽만 피우는, 부정적인 모습의 재벌 2세다. 미국 유학을 한 자유주의자로 등장하는 둘째아들 공이남역은 공회장역을 맡은 박용식의 실제 아들인 박세준이 맡았다. 이밖에도 공회장의 딸과 동생 등이 등장한다.

첫 회는 대학을 인수하자는 오실장의 말에 솔깃해진 공회장이 자식들에게 교수 자리라도 하나씩 만들어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품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했다. 제작진의 설명대로 돈이면 뭐든지,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진 자들의 모습을 풍자해 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SBS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의 김병욱PD는 "풍자에서 중요한 건 풍자 대상이나 사건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서도 즐거워할 수 있고 현실을 비판할 수 있게 하는 이야기의 완결성" 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풍자 대상에 대한 단순한 흉내 내기에 그치고 만다" 고 말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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