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참총장, 영해침범 보고에도 계속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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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 상선이 영해를 침범한 지난 2일 국방부 장.차관과 합참의장은 물론 장정길(張正吉)해군참모총장도 침범사실을 보고 받은 뒤 골프를 계속 한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국방부는 또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렸는 데도 이 회의가 끝난 후에야 청와대에 북한 선박의 영해 침범사실을 보고, 정부 차원의 조기 대응책 마련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와 해군에 따르면 張총장은 2일 낮 12시쯤 청진 2호의 발견사실을 보고받고 30분쯤 뒤부터 계룡대 군 골프장에서 부하 간부들과 골프를 시작했다. 張총장은 오후 1시30분쯤에는 북한 상선 령군봉호의 영해 침범사실을 보고받았지만 골프를 계속했으며 저녁식사까지 한 뒤에야 해군본부로 복귀했다.

해군관계자는 "張총장이 합동 참모본부의 작전에 개입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골프를 계속 한 것으로 안다" 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군총장은 비록 해군 작전에 대한 지휘권은 없어도 부대운영과 군수지원 등의 지원책임을 지고 있어 비상사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억수(李億秀)공군 참모총장도 2일 영해 침범사실을 보고받은 뒤 오후 2시쯤부터 공군 모비행장 골프장에서 부하들과 골프를 쳤다.

길형보(吉亨寶)육군 참모총장은 같은 날 오후 1시30분부터 계룡대에서 부하들과 골프를 쳤으나, 북한 상선의 영해 침범사실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육군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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