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 다시 5%대로 하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채권금리가 연일 하락(채권가격은 상승)해 국고채 금리가 약 3개월 만에 다시 5%대로 낮아졌다.

주식시장이 더위를 먹은 듯 휘청거리는 사이에 금융기관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면서 '서머 랠리' 를 벌이는 양상이다.

2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5.98%를 기록, 지난 3월 28일 이후 처음으로 6.0%선 아래로 내려갔다. 회사채(AA-) 3년물 금리도 7.16%로 전일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 경기회복 지연이 채권시장엔 호재=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이 생각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이 늦어지면 기업들의 설비투자 등 자금 수요가 잘 일어나지 않아 금리는 안정된다.

대우증권 마득락 채권영업부장은 "한국은행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3%에서 3.8%로 낮추는 등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채권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고 전했다.

동양증권 김병철 채권운용팀장은 "지난 1~2월 채권시장의 랠리 이후 금리 반등으로 크게 고생했던 기관들이 여유를 되찾아 채권투자를 늘리는 추세" 라며 "은행권이 앞장 서고 투신권이 뒤따르는 머니게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고 진단했다.

◇ 금리하락 당분간 계속될 듯=채권금리는 일시 조정을 거치더라도 하락 추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투자증권 성철현 채권트레이딩팀장은 "이번 채권시장의 랠리는 약 3개월간의 휴식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시장 에너지가 아직 충분해 보인다" 며 "국고채 3년물 기준 5.8%선까지 채권금리가 더 떨어질 것" 으로 내다봤다.

마득락 팀장도 "국고채 5.9% 안팎에서 매물소화를 위한 조정이 있겠지만 한차례 더 하락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복병은 물가다. 김병철 팀장은 "한은이 경제성장률을 낮추면서 소비자물가지수 전망치는 오히려 3.7%에서 4.4%로 높인 점에 주목해야 한다" 며 "물가 불안심리가 확산되면 금리하락에 제동이 걸릴 것" 이라고 전망했다.

김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