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중국 엄마들 “분유 사러 홍콩 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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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요즘 홍콩에선 수입 분유·이유식 제품들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중국 대륙의 엄마들이 와서 싹쓸이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 파동이 재연되면서 중국산 유제품의 안전성을 의심하는 대륙의 엄마들이 수입 유제품을 앞다퉈 사들이고 있다고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멜라민이 함유된 유제품을 제조·판매한 중국의 판다유업 간부들이 지난 2월 기소된 여파다.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다시 엄마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2년 전 멜라민 파동 때 6명의 유아가 숨지고 30만 명이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태가 벌여졌다.

3일 홍콩 코즈웨이베이 복합쇼핑몰 타임스스퀘어 인근 생활용품점.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버스를 전세 내 쇼핑 나온 여성들이 유명 유아용 분유·이유식을 쓸어 담고 있었다. 광저우 하이주(海珠)구에서 온 황징이(黃靜儀·31) 주부는 “오전 6시에 출발했는데도 3통밖에 사지 못했다”며 “다음 주에 또 올 수밖에 없게 됐다”며 울상을 지었다.

분유·이유식 품귀 현상 때문에 홍콩 주부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16개월 된 손자를 키우고 있는 람육룬(68) 할머니는 “약국에서도 언제 물건이 들어올지 보장할 수 없으니 보일 때마다 넉넉히 사두는 수밖에 없다는 말만 한다”고 말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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