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란의 생생문화체험③(끝) - 북치기 박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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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드는 타악기 콘서트

어린이들이 주체가 돼 만드는 콘서트가 있다. 36개월 이상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이 관객들이 직접 이끄는 어린이 타악 체험 공연 <북치기 박치기>다. ‘참여 콘서트’라고도 불리는 이 공연은 귀로만 듣는 다른 공연과는 엄연히 다르다. 내가 주인공이 되고 내가 이끄는 대로 흘러가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2006년 최우수 체험 공연상’을 수상한 공연답게 공연의 내용은 두 단계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의 몸을 타악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몸을 두들기며 리듬을 익힌다. 온 몸으로 박자감을 익히는 단계로, ‘바디쿠퍼션’이라고 불린다. 세 가지 느낌의 박자들을 손과 발, 그리고 입으로 동시에 맞추다 보면 저절로 몸이 박자를 따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몸과 모든 감각들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을 키우는 동시에 유연성 또한 기를 수 있다. 자신의 몸이 악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아이들은 체험공연이 끝난 뒤에도 집에서 부모님과 혹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가볍게 따라하며 즐길 수 있게 된다.

‘나도 드러머’ 시간에는 타악기를 직접 연주해볼 수 있다. 드럼처럼 평소에 친숙했던 타악기는 물론 봉고·젬베와 같은 생소한 악기도 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귀에 익숙한 클래식과 더불어 라틴,삼바 곡을 직접 연주하면서 익히다보면 자신의 두들김이 흥겨운 음악이 되는 것을 경험한다. 리듬감과 동시에 창의력도 살아나는 이 시간은 음악의 여러 장르들을 만나고 음악에 따라 다른 느낌들을 손끝에서 그리고 마음에서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전 세계를 두들길 수 있는 시간

<북치기 박치기>는 보통 타악 공연과 다르다. 우리나라 전통 타악기인 장구와 북에서부터 잠베이·윈드차임·카우벨·마림바 등 전 세계 다양한 타악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악기들을 통해 아이들은 그 악기들이 만들어진 다른 세계에 대한 꿈을 꾸게 된다.

아프리카 젬베를 두들기고 있는 순간 아이들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아프리카 한 가운데에 있는 느낌을 받는다. TV에서만 보았던 아프리카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두들기고, 만들어지는 리듬을 타고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가게 된다. 악기를 다루기 전에는 그 악기의 이름부터 유래와 연주방법까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악기의 쓰임에 대해 설명할때에 신호, 응원, 박자와 같은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북치기 박치기>는 색다른 시야와 함께 악기와 음악에 대한 간단한 교양도 선사한다.

‘음악은 인간의 마음을 조종하는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타악 체험 공연 <북치기 박치기>는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다룰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사진설명]공연 '북치기박치기'의 주요 장면

문화기획집단 문화아이콘 대표
[자료제공=문화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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