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천안함 침몰] 구조작업 3일 만에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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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1시쯤 천안함 함미가 침몰한 해역에는 해군 잠수요원들이 탄 고무보트 10여 척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인근 독도함과 광양함에서는 헬기들이 수시로 뜨고 내렸다. 광양함에는 평택 2함대에서 헬기를 타고 도착한 실종자 가족 대표 10명이 승선해 구조작업을 지켜봤다. 오후 11시로 예정됐던 수색 작업은 파도가 높고 조류가 거세 취소됐다.

이날 잠수요원(27개조 54명)들은 교대로 인도색(연결줄)이 연결된 함미 좌측 출입구를 통해 승조원 식당 내부에 진입해 실종자 탐색에 나섰다. 실종자 다수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실까지는 진입하지 못했다. 식당에서 실종자들을 발견하거나 구조하지는 못했다. 함미 부분은 수심 45m에 좌측으로 20도가량 들린 채 가라앉아 있는 상태다. 엄현성 해군본부 정책실장은 “오늘 출입문 3개를 더 확보하고 승조원 식당·침실·기관실 순으로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각 함미에서 동남쪽으로 7.4㎞ 떨어진 함수(함정 앞부분)에서도 수색작업이 진행됐다. 잠수요원 48명이 교대로 출입구인 함장실에서 전탐실까지 인도색을 연결해 실종자를 탐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해군본부 정훈공보실 임명수 소령은 “함체가 발견된 해역은 파고가 1.5~2m, 유속도 초속 1.9m로 수색작업에 좋은 기상은 아니지만 해난구조대와 UDT대원들이 사투를 벌이며 실종자 구조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은 이날 특수전여단(UDT) 요원 20명을 추가 투입했다. 이로써 투입된 구조대원은 169명으로 늘어났다. 미군 잠수요원 15명도 참여하고 있다. 미 함정 하퍼스 페리호도 현장에 도착해 헬기와 감압 챔버를 지원하고 있다. 백령도에 머물고 있는 취재진을 지원하는 해군 지원함정(40t)도 이날 오후부터 실종자 수색작업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해병대도 장촌리와 진촌리 해안을 샅샅이 수색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대원들이 지난 2일 동안 재충전 시간을 가졌다”며 “날씨가 좋아 24시간 수색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청도에서는 쌍끌이 어선 10여 척이 3시간여 동안 해저 밑바닥을 훑었으나 성과가 없었다. 태평양 주선 조호명(55) 선장은 “물살이 거세 그물이 꼬이고 바닥 상태도 좋지 않아 그물이 찢어져 작업을 계속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쌍끌이 어선은 오후 늦게 대청도로 철수한 뒤 3일 다시 수색작업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이 중 한 척이 조난됐다. 이날 오후 쌍끌이 어선 98금양호는 8시30분쯤 대청도 서방 48㎞ 해상에서 조업 중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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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대청도=정영진·한은화·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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