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학] 퓨전경제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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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요즘 신문을 보면 심심찮게 경제학자들이 퓨전경제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 뜻을 알아보기 전에 혹시 퓨전음악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지요. 재즈와 록이 혼합된 형태의 음악 말입니다.

여기서 감을 잡고 퓨전(fusion)이라는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볼까요.

영영사전을 찾아보면 퓨전은 "가열하여 액체화하거나 녹이는 행위나 과정 또는 서로 다른 요소를 하나의 조합으로 결합하는 행위" 로 풀이돼 있어요.

따라서 퓨전경제를 풀이하면 무언가 서로 합쳐지고 융합된 경제를 말하지요.

이 뜻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요즘 여러분들이 다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를 보면 음성통화는 물론이고 문자메시지나 자신의 음성메시지도 전달하지요. 여기에다 어떤 휴대전화는 주식시세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해볼 수 있어요.

2~3년 후면 움직이는 영상도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무선통신인 IMT-2000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본격화합니다.

이게 모두 음성만 주고받던 전화기술과 컴퓨터.데이터통신 기술 등이 결합돼 만들어낸 요술(?)이지요.

이렇게 여러가지 기술이 합쳐져 만들어진 휴대전화는 그냥 통화만 하는 휴대전화보다 가격이 비싸지요. 즉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는 얘기죠. 상품의 가치가 높으면 가격도 비싸고 잘 팔리는 특징이 있어요.

또 하나 예를 들어보죠. 지난 2월 미국과 영국 과학자들이 인간유전자를 해독했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이것도 사실은 퓨전경제 덕이라고 해요.

왜냐하면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전에 해독이 불가능했던 유전자 염기서열을 풀어냈기 때문이죠.

산업경제연구원의 전수봉 연구위원은 "앞으로 세계 경제는 서로 다른 기술과 산업간 결합현상이 심해지는 퓨전경제로 발달하고 인터넷 등 정보기술도 다른 기술과 결합하지 않으면 발전에 한계가 있을 것" 이라고 말했어요.

사실은 벌써부터 우리는 이같은 현상을 경험하고 있지요.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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