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즈 부진, 강박감에 실수많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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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최선을 다 했다. 공이 안 좋은 곳에 떨어졌을 뿐 플레이에 잘못은 없었다. "

공동 12위(합계 3오버파 2백83타)에 머문 타이거 우즈(26.미국)는 뜻밖에 담담했다.

우즈가 졌다. 사상 최초의 메이저 5연속 우승을 노렸으나 최근 유례 없이 부진한 스코어로 일찌감치 선두 대열에서 탈락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하루 합계 1언더파면 90점 이상은 된다" 고 자평했다. 3, 4라운드에서는 1언더파(보기 3, 버디 4개)씩을 기록했다.

그러나 1, 2라운드가 '비정상' 이었다. 첫날(한국시간 15일) 9번홀(파4.3백36m)에서 그린 주변 쇼트 게임 실수로 인한 더블보기는 메이저대회에서 최근 2년간 우즈가 범한 첫 더블보기였다.

대회를 통틀어 그는 파4홀의 좁은 페어웨이에서 괴로워했다. 페어웨이 정확도와 그린 적중률이 떨어진 결과 나흘간 기록한 보기 12개 중 11개가 파4홀에서 나왔다. 15일의 더블보기까지 합치면 13점을 파4에서 잃은 것이다. 반면 파4홀 버디는 4개에 불과했고 파3홀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파5홀에선 버디 3, 보기 1개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우즈의 장기인 '장거리 홀 버디' 를 감소시키기 위해 파5홀을 기존 4개에서 2개로 줄인 주최측의 의도가 적중했다고 할 수 있다. 파4홀의 페어웨이 넓이를 평균 23m 안팎으로 줄여 장타자 우즈를 견제한 것도 보기 양산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패배의 주된 원인은 그에게 있다. 3라운드를 마친 후 "최종일 10타 이내는 역전 가능성이 있다" 면서까지 타이틀에 욕심을 낸 것은 승부사 우즈다운 발언이면서 그가 그동안 시달린 '메이저 강박감' 의 증거일 수 있다. 골프 라이터 마이크 스태츨러는 말했다. "우즈에게 이길 수 있는 것도, 질 수 있는 것도 우즈 자신밖에 없다. "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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