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왕실 권력 되찾기 와신상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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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소피아 AP=연합]시메온 2세의 성공적인 불가리아 복귀에 따라 공산혁명으로 조국에서 밀려났던 동유럽 지역 군주들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옛 군주들은 동유럽 공산정권 몰락 후 조국으로 속속 귀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왕위를 되찾은 사람은 없다.

◇ 불가리아 시메온 2세=6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 공산정부가 수립되자 즉위 3년 만인 1946년 9세의 나이로 조국을 떠나 스페인에서 55년간 망명생활을 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인척관계인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업가로 활동해오다 지난 4월 불가리아로 귀국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펼쳤다.

◇ 알바니아 레카 1세(62)=알바니아 전 국왕 조그 1세의 외아들인 레카 1세는 공산혁명으로 왕실이 그리스로 쫓겨감에 따라 알바니아에서는 3년밖에 살지 못했다. 79년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살고 있는 그는 조국의 군주제 회복 희망을 포기하지 않다가 망명생활 반세기 만인 97년에 조국에 귀환했지만 불법 시위를 주동한 혐의로 며칠 만에 쫓겨났고 궐석재판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다.

◇ 루마니아 미카엘(80) 전 국왕=어릴 적인 27년부터 30년까지와 청년 때인 40년부터 47년까지 두 차례 재위했다. 그는 47년 12월 공산정권 수립이 선포되기 수시간 전 폐위당해 런던으로 망명했다. 현재 스위스에 살고 있는 그는 올해 6월 루마니아를 3주간 방문, 공산당 출신의 이온 일리에스쿠 전 대통령과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 유고슬라비아 알렉산드로(56)공(公)=45년 11월 출생과 동시에 요시프 티토의 공산정권이 군주제를 폐지하자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시작했다. 70년대 미국에서 살다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영국으로 되돌아갔다. 그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이 몰락하자 지난해 10월 귀국해 군주제 지지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 몬테네그로 니콜라스 페트로비치(57)공=제1차 세계대전 종전까지 3세기 동안 통치해온 왕조의 후계자인 그는 프랑스에서 출생한 후 파리에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군주제 복귀를 추진할 계획은 없지만 몬테네그로의 탈(脫)세르비아 연방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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