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긴급증편, 일부 파업병원 환자들 항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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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양 항공사 파업으로 어수선했던 인천국제공항은 대한항공 노사의 협상 타결로 14일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는 분위기였다.

인천공항 운항준비실에는 아침부터 일부 조종사들이 나왔고 비행 스케줄을 확인하는 전화도 잇따랐다. 대한항공 체크인 카운터에는 승객들이 다시 늘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다.

반면 파업 이틀째인 서울대병원 등에선 환자들이 노조원들에게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 공항 정상화 채비〓김포공항의 대한항공 국내선은 13일 14편 운항에서 이날 21편으로 늘었고, 파업 조종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복귀하는 오후 6시 이후 17편이 추가 증편됐다.

제주 고향집을 찾기 위해 오전에 공항에 나온 문대식(30)씨는 "노사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찍 나왔다" 며 다행스러워했다.

대한항공 파업이 끝나면서 아시아나항공 노사도 협상을 재개했다.

노사는 오후 3시부터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박찬법 사장과 이재원 노조위원장 등이 밤늦게까지 협상을 계속했다.

협상은 결렬.재개를 수차례 반복했으나 양측 모두 "협상 여지가 있다" 고 밝혀 타결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 환자들의 불평〓병원들의 잇따른 파업 철회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파업을 계속 중인 서울대병원은 일부 노조원의 파업참여에도 불구하고 진료 차질 등 환자들의 큰 불편은 눈에 띄지 않았다.

노조원 6백여명은 오전 10시 본관 건물 2층 로비에서 퇴직금 누진제 폐지 반대를 외치며 파업 결의를 다졌다.

스피커를 크게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향해 환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사흘 전 목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김형집(51)씨는 "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춤추고 노래부르고 이게 뭐냐" 며 혀를 찼다.

15일 심장수술을 받을 예정인 이병근(60)씨는 "당신네 가족이 입원해 있다면 수술실 앞에서 이럴 수 있겠느냐" 며 항의했다.

7백여 입원환자들은 13일부터 환자식 대신 도시락이 공급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강경입장의 노조 집행부측에 일부 노조원들이 "명분보다는 실리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 고 반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창우.조민근.손민호.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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