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규 '윈-윈' 업체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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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총파업 국면에서도 해운.철강.건설업종을 중심으로 노사 분규없이 임금.단체 협상을 순조롭게 타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해운업체인 현대상선은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고 올해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업계 2위인 한진해운 노조는 5월 초 일찌감치 임금 조정을 회사에 일임했다.

현대상선의 선원들로 구성된 해상직원노조측은 "금강산 관광사업에 따른 적자 등 회사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고 밝혔다.

파업 참여 움직임을 보였던 인천제철은 지난 11일 파업 대신 대화로 임.단협에 임하기로 했고, 연합철강은 임금인상을 회사에 위임했다.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LG칼텍스가스.쌍용자동차 등 노조도 무분규 선언 등을 통해 최근 임금협상을 무리없이 타결했다. 일본계 한국후지제록스의 노조는 외국계 기업으론 드물게 최근 무분규 선언에 가세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노조들도 회사 정상화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현대건설 노조는 지난 12일 노사 공동선언문을 채택해 올해 임금동결 등 임.단협 관련 사항을 회사에 일임하고 쟁의행위를 일절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대우전자 노조도 올해 임금 문제를 경영진에 백지위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심갑보 노사.인력위원장은 "경영자는 투명경영 노력이, 노조는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하는 공동운명체 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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