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양심자전거 이제 안 사라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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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양심 자전거를 대하는 시민의 태도가 바뀐 것같아요. "

충북 충주시 탄금대 자전거 전용도로에 6년째 '양심자전거' 를 제공해온 정창진(丁昌鎭.49.충주시 연수동)씨는 요즘 가슴이 뿌듯하다.

양심자전거가 정착단계에 접어들어 그동안 들인 공이 헛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초 탄금대 자전거 전용도로에 새로 갖다 놓은 자전거 12대가 2달이 되도록 거의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丁씨가 처음 양심자전거를 운영한 1996년.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중고자전거 10대를 시민들이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갖다놓았지만 얼마 안 가 모두 없어졌다. 포기하지 않고 새로 갖다 놓기를 10여 차례. 지금까지 그가 기증한 1백대가 넘는다. 함부로 이용하는 시민들 때문에 훼손자전거를 수리하는 일이 적잖은 곤욕이었지만 양심자전거 운영은 그에게 어느덧 사명이 되고 말았다.

그의 '자전거사랑' 은 어릴 때부터 유난스러워서, 자전거를 빌려 타다 대여시간을 넘겨 번번이 혼났던 그는 14살때 아예 자전거점에 취직할 정도였다.

그 뒤 24세때 자전거대리점을 내고 91년에 자전거 동호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20명의 회원들은 丁씨와 함께 수시로 양심자전거 수리봉사에 나선다. 얼마전에는 이곳 출신의 권영관 도의원이 새자전거 25대를 기탁하는 등 후원자도 생겼다.

丁씨는 "요즘에는 자전거가 잠시 없어져도 곧 돌아온다는 믿음이 생겨 걱정이 안된다" 며 "양심자전거의 취지에 대해 시민들이 공감해줘서 고맙기 그지없다" 고 말했다.

충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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